나메르 화장판 읽기: 상형문자

관리자
2023-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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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 이집트의 왕관을 쓴 나메르와 호루스> 

efb9c5cbe695a.png<하 이집트 왕관을 쓴 나메르와 행렬>


하 이집트의 왕관을 쓴 파라오 나메르가 새겨진 오른쪽 화장판을 보면 지난 칼럼에서 언급한 세레크와 그 안에 새겨진 나메르 파라오의 이름을 찾을 수 있다. 같은 이름의 왕이 상하 이집트 왕관을 쓰고 두 화장판에 나란히 새겨진 것이다. 이것은 나메르 파라오가 분열되어 있던 상 이집트와 하 이집트를 통일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나메르 화장판 두 면 모두에는 주인공인 나메르 파라오를 뒤따르는 인물을 발견할 수 있다. 왼손에는 신발(샌들)을, 오른손에는 신성한 물이 담긴 항아리를 든 인물은 파라오의 시종장이자, 신성한 예식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사제직을 나타내는 머리를 한 이 인물 도상의 윗부분을 보면 7개의 꽃잎을 가진 꽃 문양과 작은 곤봉을 볼 수 있다. 작은 곤봉은 [헴] 이라고 읽히는 상형문자로, 왕의 직속 수행원을 뜻한다.

새겨진 꽃잎은 바로 메소포타미아의 영향을 보여주는 것으로, 수메르의 여신 이나나 혹은 이쉬타르 여신의 상징이며 꽃처럼 보이는 이 문양은 사실 비너스, 즉 샛별을 나타낸 것이다. 이 메소포타미아의 여신이 바로 이 별자리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문양은 고대 왕국에서 왕의 옆에 새겨져 ‘왕권’ 혹은 ‘왕의 신분’을 나타내는 상징이 되었다. 그 이후 이 ‘로제트(Rosette)’ 문양은 시간이 흐르며 로사(장미) 문양으로 변형되었지만 왕실의 권위를 뜻하는 그 의미는 현재까지도 여전히 그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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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이집트의 왕관을 쓴 나메르 파라오의 화장판>을 살펴보면 나메르 파라오가 곤봉을 들고 적을 내리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독수리로 보이는 새가 휘어진 모양의 막대를 들고 사람 얼굴을 한 식물의 코를 찌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수염난 사람의 몸 위로는 6개의 꽃술이 달린 식물이 자라나 있는 것 또한 발견할 수 있다. 이 기원전 3100년의 그림은 단순히 그림을 통해 나메르 파라오의 지배자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문자 그 자체로도 볼 수 있다. 이 그림은 ‘호루스(=나메르 파라오)가 6000명의 하 이집트인들을 정복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389b4ae3ff04b.pngebe0a81731d7d.png


역시 나메르 파라오가 곤봉을 들고 ‘와셔’ 혹은 ‘늪지대의 주인’이라는 상형문자로 명명된 무릎 꿇은 자를 제압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것은 화장판의 마지막 부분이자 나메르 파라오의 발 밑에서 도망가고 있는 두 명의 적군과 연결된다. 이들 얼굴 앞에 쓰인 상형문자 역시 나메르 파라오가 정복한 지역의 이름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렇게 고대 이집트에서는 그림과 문자를 적절히 이용해 정보의 상징과 내용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그렇기에 상형문자를 그림문자라고 부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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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탕카멘 관의 도리깨와 홀장 The crook and flail on the coffinette of Tutankhamun> (위키피디아)

<하 이집트의 왕관을 쓴 나메르 파라오의 화장판>에서는 나비의 입처럼 끝이 말린 막대가 달린 하 이집트의 붉은 왕관을 쓴 나메르 파라오가 오른손에는 왕권의 상징인 도리깨, 왼손에는 지팡이(혹은 홀장)을 들고 있다. 이 술이 달린 도리깨와 갈고리 모양의 지팡이는 후일 파라오의 대표적인 상징이 되었다. 이 도리깨와 지팡이는 파라오의 절대적인 권력이 목축과 농경에 기반했던 선사시대 이집트 사회의 족장체제에서 비롯된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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