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메르 화장판 읽기: 하이라이트

관리자
2023-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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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르 화장판의 하이라이트


화장판의 나메르 파라오는 모두 가짜 수염을 달고 있다. 고대 이집트인에게 있어 수염은 신과 연결된 신성한 의미를 가진 것이었다. 신들이 청금석으로 만든 아름다운 수염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왕국 초까지 신 그 자체로 존재하던 파라오가 4왕조 이후부터 신의 아들로 불리며 그 지위에 변동이 있기는 했지만 신을 대변하는 신성성을 지닌 초현실적 존재이자 지배자로서 항상 이집트인의 위에 군림했다. 그래서 파라오는 신성성을 나타내는 이 가짜 수염을 달고 대중 앞에 나타났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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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탕카멘의 데스 마스크> (Image By Tarekheikal/Public domain)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존재한다. 살아있는 파라오는 땋아내려 끝이 뭉툭하고 곧고 길게 뻗은 수염을 하고 있지만 죽어서 사후세계로 간 파라오는 얇게 땋아내려 끝이 동그랗게 밖으로 말려 올라간 수염을 달고 있다. 널리 알려진 투탕카멘 파라오의 데스 마스크(Death Mask)를 보면 끝이 동그랗게 말려 올라간 수염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바로 현존하는 왕이 아닌, 사후세계에서 신이 된 파라오의 존재를 알리고 있는 상징적인 의미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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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화장판으로 돌아가서, 나메르 파라오의 앞에 다섯 사람들의 행렬을 관찰하면 표범 혹은 동물의 가죽을 입은 긴 머리의 사람(초록)과 긴 막대를 든 네 명의 수행원(빨강)을 볼 수 있다. 막대 위에는 호루스와 자칼 모양의 장식(노랑)이 올려져있는데, 이것은 이집트의 네 개의 주(Nomos)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전통적으로 노모스라 불리는 이집트의 주에는 그 고유한 명칭과 숭배하는 신을 상징하는 장식을 가지고 있었다.

긴 머리에 동물 가죽 옷을 입은 사람은 상형문자로 ‘테트’라고 새겨져 있다. 오로지 자음만을 표기하는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의 특징으로 이것은 왕을 수행하는 고위 관료나 왕의 장자를 뜻하는 단어였다. 이들은 목이 잘린 10명의 포로 앞에 서있는데, 이것은 나메르 파라오의 하 이집트 정복을 분명히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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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르 화장판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이 장면은 사자 혹은 표범을 닮은 사나운 야수가 뱀처럼 긴 그들의 목을 감고 있는 것을 묘사했다. 그리고 이들은 목이 줄로 묶여 제압당한 모습이다. 이것은 나메르 파라오에 의한 상하 이집트의 통일과 지배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서로의 목을 감고 있는 두 야수는 학자들에 의헤 설포파드(Serpopard)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는 뱀을 뜻하는 서펀트(Serpent)와 표범을 뜻하는 레오파드(Leopard)를 합쳐 만든 단어였다. 그리고 이 두 설포파드의 목이 감긴 둥근 부분이 눈화장용 파우더를 갈 때 사용되었던 화장판 부분이었다. 이러한 연유로 나메르 기념 석비는 ‘나메르 화장판’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이다. 또한 화장판의 맨 밑 단에는 역시 나메르 파라오가 뿔 달린 황소의 모습으로 적을 무찌르고 있는 장면이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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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넴헤트 3세의 신전 일부, 12왕조(영국 박물관)

나메르 화장판은 현대인들에게 통일 이집트의 기원을 알려주고 또한 상형 문자의 사용이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유물이다. 50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장 완벽한 형태로 고대 이집트 문명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나메르 화장판은 인류에게 문명의 기원을 알려주는 소중한 유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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